Benefits : 보험금! 내가 낸 돈으로 받는 건데 왜 혜택이지?

보험계리 2014. 3. 17. 12:26

Benefits : Compensation for loss and other services provided by insurers under terms of insurance contracts.

 

출처 http://www.irmi.com/online/insurance-glossary/terms/b/benefits.aspx

 

예전 우리나라 생명보험회사 이름에 베네피트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었다. 베네피트라고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첫번째 뜻이 혜택, 이득(an advantage)이다. 이 생명보험회사에 가입하면 보험가입자가 혜택을 볼 수 있다는 뜻을 가지니 얼마나 좋은 이름인가? (사실 이 회사의 이름은 동양시멘트와 미국 Benefit 생명보험 상호회사가 합작해서 보험회사를 만들면서 그 앞글자를 따서 지어진 이름이니 이런 해석과는 전혀 상관없고, 나중에 미국회사의 지분이 빠지면서 베네피트라는 이름도 빠졌다.)

 

아무튼, 보험에서 benefit라는 용어는 그냥 댓가없이 받는 혜택도 이득도 아니다. 보험계약(terms of insurance contracts)에 따라 사고가 났을 때 보험회사가 주는 보험금으로 해석된다. 보험계약이 존재하려면 사람들은 당연히 보험료(premium)를 내야만 한다. 따라서, 내가 보험료를 내고 그 댓가로 보험회사로 부터 받는 돈이 보험금인 것이다. 그런데, 이 보험금을 영어에서 혜택, benefit이라니...

정말 어처구니 없게 생각될 수 있다. 특히, 보험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이런 저런 계약상의 제한조건 때문에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열불이 날 일이다.

 

하지만, 그냥 보험이라는 것이 왜 생겼을까를 생각해보면 보험금이 Benefit이라는 것에는 충분히 동의할 수 있을 것같다. 여러사람이 십시일반(十匙一飯)해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 것이 보험이 생긴 이유이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자기가 낸 몫보다 많은 돈으로 생활의 곤궁이 다소 나아졌다면 혜택을 본 것 아닌가?

 

생긴지 30년 가까이 된 서울의 낡은 재건축아파트 출구에 버젓이 서있는 차량 안전용 볼록거울과 이를 설치한 어느 보험회사의 명칭 광고를 보면서, 복잡하기만 한 보험용어 "benefits"와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볼록거울과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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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ibution : 부담금! 부담금 계산에 기여한 사람 이야기

보험계리 2014. 3. 17. 12:24

Contribution : A gift or payment to a common fund or collection

출처 : http://www.oxforddictionaries.com

 

미국 동부의 필라델피아라는 도시는 약 240년전에 미국의 독립선언문이 발표된 곳이고 미국의 독립 직후 미연방의 수도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 가면 온통 "미국 최초의"라는 수식어가 붙여서 설명되는 것들이 즐비하다.

미국 최초의 수도, 최초의 대륙회의(the First Continental Congress), 미국 최초은행(First Bank of the United States), 미국 최초의 동물원(Philadelphia Zoo)...​

미국 최초의 보험회사도 역시나 이곳에 있는데, 1752년 벤자민 플랭클린이 세운 "The Philadelphia Contributionship for the Insurance of Houses from Loss by Fire"이다.(이 화재보험회사는 현재 Philadelphia Contributionship이라는 이름으로 영업하고 있다.

 http://www.contributionship.com)

그런데, 이 이름을 굳이 직역하자면 "화재로 인한 주택 손상을 보상하기 위한 필라델피아 부담기금"이라고 할까? 이 사람들은 무슨 회사 이름을 이렇게 순진하게 지었을까?

​필라델피아 독립 역사공원에 있는 The Philadelphia Contributionship의 설립당시 본사건물 주변과 과거를 고스란히 보존해 놓은 옛도시(Old City)를 서성거리며 260년 전을 상상해 보면 좀 쉽게 이해가 간다. 독립전쟁 전후 필라델피아에 벽돌건물을 많이 보급했건만 여전히 주택화재가 빈번했고, 벤자민 플랭클린은 이 피해를 막고자 몇몇 지인과 기금을 모아 상호보험회사를 설립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좀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Carpenter Company의 목수 몇명(Joseph Fox, Gunning Bedford 등)이 이 보험회사를 위해 일하면서 이 동네 집집마다 벽돌구조도 보고 선반위치도 상세히 조사하여 보험료 계산 자료로 제공했다고 한다.

그 목수들 중에서 Joseph Fox 같은 사람은 Carpenter's Hall 건축당시 책임자(master builder)였다. 그렇다 보니, Carpenter Company가 비밀로 하고 있었던 Carpenter's Hall의 벽돌값, 인부비용 등 건축비용 정보가 고스란히 보험회사로 넘어가서 보험요율(보험가입자의 분담금)에 반영됐을 것은 명약관화!.

험회사를 위해 일을 한 목수아저씨가 보험회사가 받아야할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혹은 부담금(contribution)의 계산에 기여(contribute)한 셈이다.

혹시 미국의 독립역사를 살펴보기 위해 미국 13개주 중 조지아를 제외한 12개 식민지의 지도자가 모여 제1차 대륙회의(the First Continental Congress)를 열렸던 목수회관(Carpenter's Hall)에 들리거든 보험역사에 큰 기여를 했던 목수들의 모형(홀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음)도 잊지말고 보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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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문예진흥원(The Athenaeum of Philadelphia)

Lovely Philly 2014. 3. 17. 12:21

미국 필라델피아 구시가지(Old City)가 시작되는 워싱턴 광장(Washington Square)의 동쪽에는 3층짜리 건물이 하나 있는데, 무료로 관람가능한 관광명소 중의 하나인 필라델피아 문예진흥원(The Athenaeum of Philadelphia)이다.

간단히, 홈페이지(http://www.philaathenaeum.org)와 안내 팜플랫에서 설명하고 있는 이 박물관의 소개를 두서없이 대충 번역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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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문예진흥원은 아메리카의 역사와 유물 등을 수집하고 실용적 지식을 보급하고자하는 공익적 취지에서 1814년에 설립되었다.

이 문예진흥원의 건물은 스코트랜드 출신 건축가인 John Notman이 설계하여 1845년에 지어진 역사적인 건물이다.외관은 평범해보이지만, 내부는 이 진흥원이 설립되던 19세기 중반의 아메리카 예술품, 장식품들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문예진흥원은 건축, 디자인 등을 연구하기위한 자료 등을 제공하고 있고, 1950년부터 필라델피아 지역 작가들을 대상으로 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

또한 19세기 중반의 장식품과 예술작품 등을 상설전시하고 있으며 특별전시회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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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데스크에서 방문자증을 받고 이런 설명이 적힌 팜플랫을 들고 박물관을 둘러보았는데, 깔끔하게 정돈된 2층 서재에 유리창 서고에 빽빽히 꽂혀있는 오래된 서적들이 장관이었다. 이 서적들뿐만 아니라 이 문예진흥원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 장식품 등 모두가 이 문예진흥원은 설립 이후 계속 늘어난 자발적 기증자들이 제공한 것이라고 한다.

미국이라는 지역적 특성과 무관하게 특이할 정도로 나폴레옹 관련 서적과 장식품들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단지 어느 기증자가 본인이 애써 수집한 나폴레옹 관련 책, 그림, 유물 등을 몽땅 기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이런식으로 후대에 물려주었던 셈이다.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거나 익명으로 기증을 계속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매년 얼마의 회비를 내고 멤버쉽을 얻어 서적을 대여받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강국을 이루는 밑거름은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이루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2층 홀 중앙에 자리잡은 오래된 지구본이 눈에 띄었고, 애석하게도 우리의 동해바다가 Sea of Japan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누가 이 유물을 기증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지금도 누군가는 이 문예진흥원에 멤버쉽을 통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자기들이 전시하고 싶은 유물들을 기증하면서 잊혀져가는 역사를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3층짜리 건물에서 치열하게 흐르는 역사를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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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워싱턴광장(Washington Square)

Lovely Philly 2014. 3. 17. 12:20

미국에는 워싱턴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지명과 도로명, 공원명이 너무 많다. 워싱턴광장도 마찬가지여서 여러곳이 있다. 흔히 미국의 워싱턴광장이라고 하면 뉴욕시의 워싱턴광장공원을 떠올리기 쉽다. 음악으로도 영화로도 자주 등장하는 곳이고, 명문 뉴욕대학에 안겨있기 때문일게다.그러나, 가장 역사가 오래된 워싱턴광장은 뉴욕이 아닌 필라델피아에 있는 워싱턴광장(Washington Square of Philadelphia)이다.

 

1682년 펜실베니아주를 만든 윌리엄 펜(William Penn)은 "델라웨어강과 슈일킬(Schuylkill)강 사이에 그리스어로 '형제애(Brotherly Love)'란 뜻을 가진 필라델피아(Philadelphia)란 이름의 도시를 설계했다. 이 도시는 직사각형의 거리로 설계되었고, 이는 훗날 미국 여러 도시의 모형이 되었다. (출처 : 미국사 산책1, 173쪽, 강준만)" 그런데, 워싱턴광장은 이 필라델피아 설계 당시부터 그 도시계획에 들어가 있었다. 어찌 뉴욕의 광장과 역사를 논하랴.

 

 

 

아무튼 워싱턴광장이니 조지 워싱턴의 동상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그 동상 앞에는 독립전쟁때 사망한 무명용사의 묘가 있고 뒤에는 이런 문구가 크게 새겨져 있다.

Freedom is a light for which many men have died in darkness.

"자유! 이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어둠속에서 목숨받쳐 지켜냈던 한줄기 불꽃이다."

 

또한 우측 하단에는 조지 워싱턴이 1796년9월17일 필라델피아 신문인 American Daily Advertiser에 기고한 고별 연설문(Washington's Farewell Address, http://www.ourdocuments.gov/doc.php?flash=true&doc=15) 중 이런 부분이 음각되어 있다.

the independence and liberty you possess are the work of joint counsels, and joint efforts of common dangers, sufferings, and successes

"여러분이 누리는 독립과 자유는 공동 협의와 공동 노력, 공통된 위험과 고난을 이겨낸 성공의 소산입니다.

출처 : http://blog.naver.com/pysun1234?Redirect=Log&logNo=109897729 "

 

아무튼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옛시가지 한 구석에서 지나가는 행인을 한참 동안 우두커니 서있게 만드는 문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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